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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일

AI 기능이 잘 작동해도, 서비스가 계속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였다

요리 영상을 레시피로 정리하는 기능을 만들며 영상 분석 단가, 광고 수익, 사용자 경험을 함께 계산했던 기록.

2026년 8월 23일

밥알은 저장한 요리 영상을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로 바꾸는 앱이었다. 사용자가 영상 링크를 공유하면 AI가 재료, 계량, 조리 순서, 팁을 정리하고, 이후에는 장보기와 레시피별 질문까지 이어진다.

기능은 생각한 대로 동작했다. 그런데 서비스를 키울지 판단하는 단계에서 다른 질문이 남았다. 영상 하나를 분석할 때마다 드는 비용을, 이 서비스가 지속해서 감당할 수 있는가?

사용자가 늘수록 거의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비용

일반적인 화면은 한 번 만들어 두면 사용자가 늘어도 비용이 천천히 증가한다. 하지만 영상 분석은 다르다. 사용자가 영상을 하나 넣을 때마다 모델이 그 영상의 화면과 음성을 다시 읽어야 한다. 사용자가 늘면 분석 요청도 거의 같은 비율로 늘어난다.

짧은 쇼츠와 긴 영상의 차이도 컸다. 영상의 길이가 늘수록 입력 처리량이 늘어나고, 재시도나 후속 AI 질문까지 고려하면 원가는 더 올라간다. 모델의 단가만 보면 한 건은 작아 보이지만, 무료 사용자가 긴 영상을 여러 개 분석하면 서비스 입장에서는 바로 비용이 된다.

광고를 붙이면 해결될까

처음에는 광고를 붙이면 분석 비용을 메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광고 수익은 노출당 들어오고, 분석 비용은 사용자가 요청하는 순간 바로 발생한다. 긴 영상 분석 한 건을 감당하려면 사용자가 보는 광고의 단가와 횟수가 충분해야 한다.

여기에 저장소, 서버, 실패한 요청의 재처리, 고객 지원, 결제 수수료까지 넣으면 필요한 수익은 더 커진다. 비용을 맞추기 위해 광고를 여러 번 넣는 방법도 있지만, 요리를 시작하려는 흐름을 계속 끊게 된다. 밥알이 해결하려던 불편을 다시 만드는 셈이었다.

기능의 가능성과 사업의 가능성은 다르다

결국 밥알은 사용자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AI 분석이 만들어 주는 가치와 사용 빈도, 수익 모델이 맞는지 먼저 확인하는 쪽을 택했다. 유료 구독, 분석 횟수 제한, 더 낮은 비용의 처리 방식 같은 선택지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만큼 반복적으로 사용할 이유와 전환 흐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능을 평가할 때 정확도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요청 한 건의 원가, 사용자가 반복해서 쓰는 빈도, 그 비용을 내게 할 만한 가치, 그리고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 제품 경험을 망치지 않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

AI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출발점이다. 그 기능이 오래 남을 수 있는 구조인지 계산하는 일은 그다음의 제품 문제다.